상표법 빈틈 노린 ‘악성 피해사례’ 기승

관용어 상표 등록 후 유령회사 설립해
상표권 침해 주장, 특허청 감시 요구

최근 상표법에 빈틈을 악용한 피해사례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특허청의 철저한 관리 감독이 요구되고 있다.

대구경북 내 모 업체가 대구경북의 약칭인 관용어 ‘대경’을 상표로 등록해 대경 상호를 사용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상표권 침해를 주장하고 있는 것.

그러나 업체의 주장과는 달리 상대 업체에서는 상표법 제90조 제1항 제1호 ‘자기의 성명, 명칭 또는 상호, 초상, 서명, 인장 또는 저명한 아호, 예명, 필명과 이들의 저명한 약칭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상표를 사용하는 자로서, 부정경쟁 목적이 없이 상표를 사용하는 경우 상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한다’는 조항에 따라 상표권 침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더불어, 상표법 제33조(상표등록의 요건) 제1항 제4호에 따르면 ‘현저한 지리적 명칭이나 그 약어 또는 지도만으로 된 상표’가 아니면 상표 등록을 받을 수 있다고 명시돼 있어 대구경북을 의미하는 ‘대경’은 상표 등록이 될 수 없다며 특허청의 상표 등록에 허점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본보에서 대구 시민 1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대경’하면 무엇이 떠오르냐는 질문에 90% 이상이 ‘대구경북’이라고 응답했고, 나머지 10%는 ‘대경대학교’,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또한 대부분의 시민들이 응답한 것처럼 대구경북 내에는 교육원을 비롯한 병원, 음식점, 웨딩홀, 공장 등 약 300여개 업체가 ‘대경’을 포함한 상호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구경북 내에서 ‘대경’이 공공연하게 사용되고 있는 가운데 상표법 침해를 주장하는 업체의 경우 상표만 등록했을 뿐 실제로 운영되고 있지 않고 있어 고의로 상표만 등록한 후 대가를 요구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본보에서 소재지에 직접 찾아가 본 결과 건물에는 타 가게만 1층에 자리 잡고 있을 뿐 해당 업체는 찾아볼 수 없었으며, 인터넷 검색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상표권 침해 제기를 받은 업체 관계자는 “이번 상표법 관련 공방처럼 상표법의 허점을 파고들어 타 업체들에 피해를 끼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특허청에서 상표 등록된 업체가 실제로 영업 중인지, 운영되고 있는지 명확히 확인해야 하며 근거 없는 상표권 침해 주장으로 타 업체에 피해를 주는 경우 제재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