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신공항, 공든 탑 ‘와르르’
정부 김해공항 확장 발표에 대구경북 ‘허탈’

대구경북 시민들의 염원이었던 영남권 신공항 건설이 백지화됐다.

지난 2006년 노무현 정부 시절 국가사업으로 검토됐던 영남권 신공항 건설사업이 결국 결실을 맺지 못하고 수포로 돌아갔다. 이로 인해 신공항 건설을 바라던 권영진 대구시장 및 지역 국회의원, 시민들은 상실감에 휩싸였다.

신공항 건설 사전타당성 연구용역을 맡은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과 국토교통부는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 최종보고회’를 열어 기존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게 최고의 대안이라고 밝혔다.

ADPi 측은 “검토 결과 후보지였던 밀양, 가덕도가 건설비용 등이 과다한 점을 감안했을 때 김해 공항 활주로 및 터미널을 확충하고 접근 교통망을 개선해 활용하는 방안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항공안전과 경제성, 접근성, 환경 등 입지 결정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고려해 산출한 결론인 만큼 수용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정부의 이 같은 결론에 대해 대구시와 경북도, 신공항추진위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21일 정부 발표 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이번 결정은 역사의 수뢰바퀴를 10년 전으로 돌려놓은 어처구니없는 결정”이라면서, “신공항 백지화에 대해 유감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고 덧붙였다. 김부겸 국회의원(대구 수성 갑) 역시 “국민들을 또 한 번 기만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편, 대구시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영남권 5개 시도와 함께 신공항 용역 평가 기준과 과정을 검증할 것이라고 밝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