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남유진 구미시장
“우공이산의 자세로 지역발전에 매진할 터”

경북 대표 산업도시인 구미시는 최근 10년 동안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뤄왔다. 공단확장과 미래 먹거리 확보 등을 통해 지역 산업경쟁력을 강화했고, 기업사랑본부 출범 10주년을 맞아 기업애로사항을 대폭 해결하면서 대기업 유치에 앞장서는 등 산업동력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산업도시하면 떠오르는 삭막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자 도시 곳곳에 녹지 공간을 조성해 녹색환경도시로서의 새 출발을 시작했고, 낙동강을 중심으로 수상레포츠체험 시설 및 여가공간을 확충해 시민 삶의 질 향상에 앞장서고 있다. 이번 Cover Story에서는 취임 10주년을 맞은 남유진 구미시장에게 그동안의 성과와 향후 발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Q>구미시장 취임 10주년이다. 그간의 소회는?

A>지난 2006년 취임 이후 10년 동안 구미시 발전과 시민 행복을 위해서 부단히 노력해 왔습니다. ‘기업하기 좋고, 살기 좋은 도시’를 목표로 어느 한 분야도 빠지지 않도록 세심히 살피고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다행히 시민들에게 약속드렸던 부분, 구미의 미래를 결정지을 대형 프로젝트들이 다 잘 진행됐습니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한국지방자치경쟁력 평가’에서 전국 종합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거뒀습니다. 모두 43만 구미시민과 1,600여 명의 공직자들이 함께 이룬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이것들이 향후 50년, 100년 후 구미의 미래를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 확신하고, 그간 지지해주시고 협력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Q>취임 후 10년 동안 구미시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
A>한 마디로 상전벽해(桑田碧海)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공단의 면적도 이전과 비교하기 힘들만큼 확장됐고, 주요 먹거리 산업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특히, 구미시가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녹색환경, 도시디자인 등 외적으로도 많이 변화했습니다. 구미시는 이제 공단과 굴뚝으로만 대표되던 ‘회색도시’ 이미지를 탈피하고 녹색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춰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10년 동안 산업, 경제는 기본이고 꽃 피는 문화, 충분한 공원과 여가 공간, 복지와 스포츠 인프라 구축, 안전 환경 조성 등 시민들의 정주여건 향상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습니다. 그 결과, 내륙 최대의 산업단지에 교육, 문화, 복지, 환경 등이 골고루 발전하는 도시로 변화하면서 진정으로 살기 좋은 도시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Q>그간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이 ‘산업다각화’였다. 어떤 성과가 있었나?
A>10년 전 구미공단은 모바일과 디스플레이로 특화된 공단이었습니다. 소위 ‘잘 나가던 시절’이었지만, 구미시장의 입장에서 봤을 때 두 가지 산업으로 특화된 것에 대해서 굉장한 불안감을 느꼈습니다.
먼 미래를 위해서는 단 몇 가지가 아닌, 다양한 먹거리가 서로 얽혀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산업다각화’라는 이름 아래 구미공단의 맷집 키우기를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이제는 차세대 ICT, 탄소섬유, 의료기기, 자동차부품,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신산업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난 2011년 1곳이었던 전자의료기기 업체는 지난해 30곳으로 증가했고, 향후 2020년에는 300곳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또, 최근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가 전장화 되는 추세인데, 그 핵심이 될 자동차부품 생산업체수가 200여 곳까지 증가했습니다. 2014년에 문을 연 ‘국방벤처센터’를 통해서는 IT전자, 광학, 디스플레이 분야의 30개 중소·벤처기업이 국방산업에 진출했고, 현재 100여 곳의 중소기업이 새롭게 진출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특히 기업부설연구소 증가가 주목할 만한 성과입니다. 2008년 179개였던 것이 2010년 215개, 2013년 305개로 증가했고 지난달 말에는 401개까지 8년 만에 무려 3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이로써 구미공단의 큰 약점이었던 연구개발 기능 부족이 상당부분 해결됐고, 중소기업들이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신제품으로 경기불황을 극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Q>구미공단의 내․외형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은데?
A>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규모 확장입니다. 불과 10년 만에 전국에서 처음으로 국가산단 5곳이 자리 잡은 내륙 최대의 산업단지가 됐습니다. 현재 조성 중인 곳까지 합하면 36.5km²(1,100만평)에 달합니다. 향후 ‘5단지’와 ‘확장단지’ 조성이 마무리되면 신소재, 태양광, 웨어러블 디바이스, IT의료융합, 3D융합 등 다양한 미래 먹거리 산업을 충분히 담아낼 수 있는 최첨단의 친환경 산업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될 전망입니다.
특히, 5단지는 ‘융복합 탄소성형 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국내 탄소산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지역으로 육성할 계획입니다. 이미 투자가 확정된 도레이 첨단소재의 경우 16만평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 신축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에는 제가 단장을 맡아 경제협력단을 구성해 독일을 방문했습니다. CFK밸리(탄소산업클러스터) 컨벤션에 참여해서 관련 산업 연구소 및 기업체와의 글로벌 네트워크도 구축하고, 구미시를 아시아 탄소섬유 핵심 생산거점으로 만드는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습니다.
또, 2006년에 출범해서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기업사랑본부’도 그 역할을 잘 해내고 있습니다. 그동안 기업애로처리 실적 97%를 보이면서 ‘기업하기 좋은 도시’의 명성을 이어가는 데 큰 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기쁜 것은, 최근 어려운 국내외 경제 환경 속에서도 구미에는 대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LG그룹의 1조5천억 원 대규모 투자 계획과 올해 웅진에너지의 1천억 원대 태양광 모듈 생산 계획 발표 등 10년간 투자유치 금액이 14조원을 훌쩍 넘어서면서 도시 전반의 활력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Q>반면, 산업도시라는 오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서도 애를 쓰셨다. 어떤 성과가 있었나?
A>산업도시하면 떠오르는 ‘굴뚝’, ‘회색 연기’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들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취지하에 ’일천만 그루 나무심기운동’을 추진하게 됐습니다.
’일천만 그루 나무심기운동’은 1년에 1백만 그루씩 10년 동안 총 1천만그루의 나무를 심자는 대장정 프로젝트였습니다. 프로젝트는 지난해 11월, 당초 목표를 넘겨 1천21만본(102%)을 심으면서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습니다. 덕분에 도시 곳곳이 푸르고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갖게 됐고, 올해부터는 제2의 ’일천만 그루 나무심기운동’을 시작했습니다. 현재의 모습을 더욱 쾌적하고 아름답게 가꿔서 구미를 ‘푸른 숲의 도시’로 탈바꿈 시킬 작정입니다.
이 밖에도, 2010년 4월에는 전국 최초로 ‘탄소제로도시’를 선언하고 온실가스 감축목표 수립과 지원 조례를 제정했습니다. 이후, 대경권 유일의 기후변화 체험시설인 ‘구미시탄소제로교육관’을 개관했고, 2014년부터는 세계 최초로 무선충전 전기버스를 시내버스로 정식 운행하면서 대한민국 탄소제로도시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 나가고 있습니다.

Q>그간 힘들었던 부분도 적지 않았겠다. 어떤 부분이 가장 어려웠나?
A>불산 누출사고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2012년 9월 27일 추석을 앞두고, 예상하지 못했던 불산 누출사고가 발생해서 많은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사고 즉시부터 밤낮 없이 현장에서 공무원, 유관기관과 함께
수습 노력을 한 덕분에 정부의 특별재난지역으로 조기에 선포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행정, 재정적으로 원
활한 지원이 이뤄져서 사고발생 1년이 채 되기 전에 보상 등 모든 수습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특히, 2013년
초 피해지역 주민 일동이 직접 감사패를 주신 것은 평생 동안 기억될 일입니다.
한편, 사상 초유의 사고였던 만큼 아픈 과거로 치부해 버리기 보다는 재발방지에 노력했습니다. 2013년 5월
1만2천명의 시민들과 함께 ‘구미시 범시민 안전실천 결의대회 및 선포식’ 열고, 이를 기점으로 방범용 CCTV
대폭 확충, 택시 안심귀가 서비스 시행 등 안전도시 조성을 위해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 경북도 최초로 내년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안전도시 공인 준비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Q>임기 동안 주민 혐오시설 유치 등 좀처럼 하기 힘든 일을 추진했다. 어디까지 진행이 됐는지?
A>환경자원화시설과 화장장이 순조롭게 추진됐습니다. 두 시설 모두 ‘님비현상’의 대표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구미에서는 시민들과 많은 대화와 협의를 거쳐서 잘 마무리 됐습니다.
환경자원화시설은 2004년 12월 입지를 공개모집으로 신청 받아 지역 주민의 높은 동의률을 얻은 산동면 백현리 일원으로 결정했습니다. 2007년 12월 착공해서 3년의 공사기간을 거쳤고, 최첨단 기술을 도입해 소각시설 일평균 200톤 규모로 구축했습니다. 이후 20011년 1월부터 현재까지 구미시에서 발생하는 생활쓰레기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시립화장장은 지난 6월 25일 완공됐습니다. 시범운영을 거쳐 오는 27일 정식 개장할 예정입니다. 특히, 시립화장장이 자리한 곳은 옥성면 농소리로 제 고향이기도 합니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이고 화장로 5기를 갖추고 있습니다.
사실, 환경자원화시설이나 화장장 같이 우리가 혐오시설이라 부르는 시설들은 삶의 질 차원에서 보면 꼭 필요한 것들입니다. 그래서 모두가 꺼리는 일이지만, 누군가는 나서서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누군가에 미루지 않고 내 임기 안에 마무리 지었다는데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Q>구미시의 미래상을 제시해본다면?
A>미래를 내다보고 추진해 온 시책과 프로젝트들이 10년 시정의 연속성 속에 많은 성과를 얻었습니다. 덕분에 다양한 분야에서 고른 발전이 있었고, 시민 행복 증진에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앞으로 구미시는 그동안 변화해 온 여건을 발판 삼아 더 큰 도약을 이뤄나갈 것입니다. 최근 완공된 낙동강 수상레포츠 체험센터를 시작으로 ‘낙동강 7경6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가 가시화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오토캠핑장, 물놀이장, 번지점프 등 다양한 익스트림 레포츠시설이 낙동강 둔치를 따라 단계적으로 조성됩니다. 그만큼 시민들의 여가생활이 더 다이나믹해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니세프 인증 아동친화도시와 WHO국제안전도시 공인 등 보다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고, 내년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완공과 더불어서 박정희 대통령 생가 주변을 글로벌 관광명소로 발전시켜 구미만의 특색 있는 문화관광 콘텐츠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처음에 흩어진 돌이 나중에는 서로 연결돼 하나로 생명력을 갖는 바둑처럼 구미시도 산업, 경제, 환경, 교육, 문화, 복지 등 그간의 모든 성과들이 한데 어우러져서 많은 사람들이 일거리와 희망을 찾아오는 기회의 땅으로 자리매김하고, 인구 50만 시대를 준비하며 도시발전의 큰 축을 구축해 나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Q>끝으로, 시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A>구미시는 작년 말 경쟁력 평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인구 100만 규모의 도시보다도 더 경쟁력이 높은 도시입니다. 과거 구미가 굴뚝, 연기가 연상되는 회색 공업도시였다면 현재 구미는 탄탄한 산업에다 문화, 예술, 환경이 가미된 살기 좋은 도시로 거듭났습니다. 이제 시민들 모두가 내가 살고 있는 터전, 구미에 대한 자부심과 자긍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민선6기 시정도 2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지난 10년, 취임 때 가졌던 열정을 그대로 가슴에 품고 앞으로도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주요 현안사업과 시민 약속사업을 잘 마무리하는데 역량을 집중해서 ‘세계 속의 명품도시, 구미’ 완성을 위해 매진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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